인사말
한국행정연구소는 행정에 관한 이론·방법론·현실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고 고민한 결과를 정부조직과 시민에게 제공하여, 국가적 발전에 기여하는 전문가집단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행정의 현실을 묘사할 때 학계·공직계·정계 등 많은 집단에서는 동서를 막론하고 ‘격변(turbulence, 激變)’이라는 표현을 대표적으로 사용합니다. 이는 공익을 추구하기 위해 민주성·효율성·투명성 등의 공공가치를 만족시키면서 새로이 부각되는 사회문제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여건을 잘 나타냅니다. 2023년 현재에도 제4차 산업혁명, 고령화, 기후변화, 통일이라는 사안의 중요성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의 국가는 국제적 압력 하에서 단일 정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형태로부터 탈피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사회 및 시장과 협력하는 거버넌스(governance) 형태로 이행하는 중대한 길목 위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현 시대의 행정은 신사회적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정부역할의 재정립까지 완수해야 합니다.
위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한국행정구소의 운영의 핵심을 크게 세 가지로 설정하였습니다. 첫째, 긴요한 사안에 관한 연구입니다. 둘째, 국제적 사안에 관한 연구입니다. 셋째, 행정의 토착화에 관한 연구입니다. 넷째, 시민사회에 대한 봉사입니다. 한국행정연구소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각종 연구과제를 수행하여 새로운 사례를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저명학자 초청세미나, 해외대학 연합세미나, 한국행정시리즈 등을 개최하여 최근에 부각되는 사안에 관한 시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해 왔습니다. 한국행정연구소 세미나에 헌법재판소 재판관 및 노벨상 수상자가 참여하기도 하였다는 사실은 이러한 노력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2017년부터는 한국행정연구소가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시민사회와 공유하기 위해 시민교양강좌를 개설하여, “한국 행정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정치적·경제적 역할은 보다 강조됩니다. 이에 따라 시장의 역할 그리고 시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공가치는 정치적·경제적 논리에 의해서만 달성되지 않습니다. 보다 소망스럽고 바람직한 행정은 시민사회·정치·경제 영역의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행정연구소는 그동안 축적해 온 견고한 학술적 기반과 역량을 바탕으로 증거기반의 행정·정책, 행정의 과학화와 객관화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